와, 진짜 세월 빠르네요. 제가 블로그에 글 끄적이기 시작한 게 벌써 15년이 훌쩍 넘었는데, 그 긴 시간 동안 제 하드디스크를 거쳐 간 게임들 생각하면... 진짜 넥슨은 제 인생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아요. 아니, 사실 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하지 않나요? 초등학교 끝나면 가방 던져놓고 PC방 달려가서 '바람의나라' 다람쥐 잡고, '메이플스토리'에서 슬라임 잡던 그 시절 말이에요.
근데 요즘 넥슨 검색하다가 진짜 웃긴 걸 발견했거든요. 여러분, 이거 좀 보세요. 제가 처음에 이거 보고 눈을 의심했다니까요?
아니, 제가 아는 그 다오랑 배찌 만드는 넥슨이 언제부터 농업용 전기 울타리를 만들었나 싶더라고요. (웃음) 물론 자세히 보니까 'NEXON AGRO'라고 되어 있는 전혀 다른 해외 업체인 것 같긴 한데, 이름이 똑같으니까 괜히 반가우면서도 묘하게 웃기지 않나요? 넥슨 게임에서 강화 실패했을 때 내 마음이 딱 저 전기 울타리에 닿은 것처럼 찌릿하고 아팠는데 말이죠. 저 노란 경고판 보니까 왠지 '아이템 파괴 주의'라고 적혀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?
솔직히 우리 예전엔 넥슨을 '돈슨'이라고 부르면서 엄청 투덜댔잖아요. "아니, 무슨 유료 펫 안 사면 게임을 못 하게 만들어!" 하면서 화내다가도 결국 다음 날 되면 또 결제하고 있는 내 손가락을 발견하곤 했죠. 저도 옛날에 마비노기 하다가 나오(Nao) 영혼석 사느라 용돈 다 털어 넣었던 기억이 나네요.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아까우면서도 포기가 안 됐는지 모르겠어요.
그런데 요 몇 년 사이 넥슨 행보를 보면 좀 달라진 것 같기도 해요. 예전처럼 무조건 '돈 뽑아내기'식 운영만 하는 게 아니라, 진짜 '게임다운 게임'을 만들려고 고민하는 게 보인달까요? 작년에 대박 터졌던 '데이브 더 다이버' 같은 거 보면 진짜 깜짝 놀랐거든요. "어? 넥슨이 이런 감성적인 인디 느낌 게임을 만든다고?" 싶었죠. 민트로켓이라는 서브 브랜드 만든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.
가끔은 그때 그 시절 PC방 풍경이 너무 그리워요. 퀘퀘한 담배 냄새 섞인 공기에(요즘은 다 금연이지만요!), 옆자리 형들이 '카트라이더' 하면서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, 그리고 컵라면 익는 냄새까지. 그때는 넥슨 로고만 떠도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말이죠. 요즘은 워낙 화려하고 그래픽 좋은 게임들이 많지만, 가끔은 그 투박한 도트 그래픽의 메이플스토리 배경음악이 귓가에 맴돌 때가 있어요. 로그인 화면에서 흐르던 그 평화로운 음악... 다들 아시죠?
요즘 넥슨은 '퍼스트 디센던트' 같은 고사양 게임부터 '던전앤파이터' IP 확장까지 정말 쉼 없이 달리고 있더라고요. 물론 가끔 운영 이슈로 욕을 먹기도 하고, 우리를 실망시킬 때도 있지만, 그래도 한국 게임 역사에서 넥슨이 차지하는 그 묵직한 존재감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아요.
오랜만에 오늘 퇴근하고 옛날 생각하면서 '크레이지 아케이드'나 한 판 때려볼까 봐요. 아, 루찌가 얼마나 남았으려나? (웃음) 여러분은 넥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의 게임이 뭔가요? 아니면 저 전기 울타리 사진처럼 넥슨 이름 들어간 엉뚱한 거 본 적 있으신지 궁금하네요. 댓글로 우리 추억 팔이 좀 해봐요!
오랜만에 옛날 생각 하니까 기분이 묘하네요. 다들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고, 좋아하는 게임 한 판 하면서 스트레스 확 푸시길 바라요!